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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버님은 남편에게서 얻지 못한 2%를 채워주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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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 부엌의 대치, 꼬냑 잔 너머의 선



세탁실 문을 빼꼼히 열고 밖으로 나서는 순간, 문앞에 우뚝 솟아 있던 아주버님의 묵직한 시선이 내 붉게 달아오른 얼굴과 남편의 짧은 와이셔츠 아래로 훤히 드러난 맨다리를 정면으로 관통했다. 189cm의 거대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적인 공기감에 숨이 턱 막혔다. 나는 쥐구멍을 찾는 생쥐처럼 시선을 바닥으로 내리깐 채, 종종걸음으로 복도를 가로질러 내 침실 안으로 도망치듯 뛰어 들어갔다. 등 뒤로 꽂히던 그 집요하고 뜨거운 응시가 살갗을 바늘로 찌르는 듯 생생했다.  



침실 문을 닫아걸자마자 나는 문짝에 등을 기댄 채 주저앉듯 숨을 몰아쉬었다. 두 손으로 화끈거리는 뺨을 감싸 쥐고 부채질을 해보았지만, 갈비뼈를 부술 듯 요동치는 심장 박동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거친 숨을 고르던 내 시야에 옷장 문고리에 걸려 있던 얇은 홈웨어 원피스가 들어왔다. 안감이 얇아 빛을 받으면 속살의 윤곽이 은은하게 비치는 옷이었다. 속옷을 챙겨 입어야 한다는 이성의 경고가 머릿속을 스쳤지만, 내 손은 마치 마비된 것처럼 맨살 위에 그대로 그 얇은 원피스를 꿰입고 있었다. 그리고는 그 위에 주방용 앞치마를 덧둘러 허리끈을 바짝 동여맸다. 앞은 앞치마로 가려 조신한 며느리의 형상을 취하면서도, 뒤태는 고스란히 헐벗은 맨살이 드러나는 기괴하고도 모순된 차림새였다.  



화장대 앞에 걸터앉아 거울을 마주했을 때, 나는 내 안의 낯선 괴물을 목도해야 했다. 그저 입술에 생기만 살짝 얹으려던 손길은 어느새 아이섀도를 집어 들어 눈가에 깊은 음영을 그리고 있었다. 거울 속에 비친 여자의 눈빛은 수치심에 떨고 있는 정숙한 아내가 아니었다. 20대 시절, 타인의 시선과 거친 손길에 농락당하면서도 끝내 채워지지 않는 깊이를 찾아 헤매던 화장실 거울 속의 그 음탕하고 젖은 눈빛 그대로였다. 내 가장 깊은 바닥을 온전히 지배해 줄 진짜 주인을 맞이하려는 암컷처럼, 번들거리는 열망이 눈동자 가득 일렁이고 있었다.  



“카에데… 안에 있지? 아무도 없는데… 우리 가볍게 한잔할까? 딸꾹… 아휴, 취하네…”  



방문 바로 너머에서 들려오는 아주버님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나는 화들짝 놀라 화장품을 내려놓았다. 방을 나선 나는 애써 조신한 척 눈을 내리깔며, 얌전한 양의 얼굴을 하고 부엌으로 걸음을 옮겼다. 



“네, 아주버님… 일찍 오셨네요. 장례식장에는 정말 안 가셔도 괜찮으신 거예요? 친척분들이 서운해하시겠어요.”  



부산스러운 손놀림으로 냉장고 문을 열며 말을 돌렸지만, 아주버님은 싱크대 앞에 선 내 뒷모습을 말없이 꿰뚫어 보고 계셨다. 



“술은… 아주버님이 사다 두셨던 18년산 꼬냑이 있는데, 그걸로 내어드릴까요? 안주는 기름 뺀 참치에 마요네즈랑 노른자를 버무려서 김이랑 곁들여 드릴게요.” 



“험험… 그, 그래… 꼬냑으로 하자. 안주는… 대충 편한 대로 해 줘…” 



재료를 꺼내느라 허리를 숙이고 몸을 돌리는 순간, 문득 뒤에서 보면 얇은 원피스 아래로 속옷을 입지 않은 맨 엉덩이의 굴곡이 고스란히 비칠 것이라는 자각이 번개처럼 뇌리를 스쳤다. 당황한 내가 앞치마 자락을 쥐어 잡으며 엉덩이를 가리려 애쓰자, 옷감이 오히려 살갗에 팽팽하게 달라붙으며 적나라한 곡선을 만들어냈다. 나도 모르게 ‘나 지금 아무것도 입지 않았어요’라고 온몸으로 시연하고 있는 꼴이었다.



“아주버님, 외출하고 오셨으니… 얼른 욕실 들어가서 씻고 나오세요. 안주 준비해 둘게요.”  



부끄러움을 감추려 반쯤 돌아선 채 작게 칭얼거리며 아주버님의 가슴팍을 손으로 살짝 밀어냈다. 



하지만 손끝에 닿은 아주버님의 바지춤 앞섬은 이미 밭에서 뽑아 올린 굵은 무처럼 단단하게 불거져 솟아올라 있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그 거대한 부피감에 손끝의 힘이 맥없이 풀려버렸다.  



“어, 그래… 씻고 올게. 씻고 나오면… 뭐 좋은 거 있나?” 



“있긴 뭐가 있어요… 술이랑, 촉촉한 안주밖에 없어요…” 



얼굴이 화끈거려 죽을 지경이었다. 촉촉한 안주라니, 내 입에서 튀어나온 단어의 음란함에 스스로 질겁하면서도 아랫배 깊은 곳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뜨겁게 젖어 들고 있었다. 아주버님은 헛웃음을 흘리며 욕실로 향했고, 문을 채 닫지도 않은 채 옷을 훌훌 벗어 문밖 빨래 바구니로 던져댔다. 



이어 쏟아지는 샤워기 물소리. 그 거대한 육체가 물줄기를 맞으며 헐벗고 서 있을 광경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져, 안주를 버무리는 손이 사시나무 떨듯 흔들렸다.



샤워 소리가 잦아들 무렵, 나는 거실 코타츠 상 위에 꼬냑 병과 잔, 안주를 가지런히 차려냈다. 욕실 문을 열고 걸어 나오는 아주버님은 얇은 유카타를 걸친 상태였다. 마주 앉아 꼬냑을 주고받는 동안 거실에는 무거운 침묵과 숨소리만이 감돌았다.



아주버님은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는 듯 TV 리모컨을 집어 들고 채널을 돌리다가, 심야 성인 방송 채널에 화면을 고정했다. 화면 속에서는 얇은 옷을 입은 여인들이 교태를 부리며 수위를 높여가고 있었다. 깜빡이는 푸른 화면 불빛만이 어두운 거실을 비추고 있었다. 



“카에데… 거기 앉아서 보지 말고, 이리 옆으로 와서 같이 봐. 등 돌리고 보고 있으니까 이상하잖아.” 



아주버님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에 이끌려 나는 못 이기는 척 그분의 옆자리로 자리를 옮겼다. 소파 위에서 어깨가 맞닿는 순간, 알싸한 비누 향과 뜨거운 체온이 온몸을 휘감았다. 아주버님의 묵직하고 커다란 손이 슬그머니 다가와 내 가녀린 손등을 덮쳐왔다. 



평소 장난치듯 옆구리를 찌르고 웃어넘기던 선을 넘어, 손가락 사이로 거친 마찰이 파고들었다. 



“아주버님… 오늘 왜 그래요? 평소랑 너무 달라요… 히히…”  



“카에데… 나 이제 싫어졌어…?” 



눈을 피하는 내게 던져진 아주버님의 푸념 섞인 목소리는 위태로울 만큼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술기운을 핑계 삼아 아주버님의 단단한 가슴팍을 툭툭 치며, 슬그머니 그분의 허리춤으로 팔을 둘렀다.  



“싫긴요… 평소 오빠답지 않게 왜 그래요. 오늘은 아무도 없으니까… 괜찮지만, 꼭 애기 같아요…” 



‘오빠’라는 호칭이 내 입술을 빠져나가는 순간, 내 팔뚝에 닿아 있던 아주버님의 단단한 기둥이 바위처럼 굳어지며 맥박을 쳤다. 찰나의 정적 끝에, 아주버님의 거대한 두 팔이 벼락처럼 나를 낚아채 제 품 안으로 거칠게 끌어당겼다. 내 작은 가슴이 그분의 거대한 흉곽에 으스러질 듯 깊숙이 짓눌렸다.



“어… 오빠… 잠깐만…”  



놀라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아주버님의 커다란 손이 내 턱을 거칠게 치켜들었고 뜨거운 입술이 내 입술을 거칠게 덮쳐 삼켜버렸다. 7년간 견고하게 쌓아 올렸던 촌수의 벽과 도덕의 족쇄가, 어두운 거실 한가운데서 산산이 부서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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